하루의 이야기: 호스피스 마지막날

오늘 1월 29일, 아래아 한글을 가르치고 호스피스에 일찍 왔어요

어제는 아버지가 섬망이 생겨서, 많이 힘든 일이 있었는데 오늘은 다행히 수면제를 놔둬서 그런지 잘 주무시고 있었던 것 같았어요. 다만 안타깝게도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상태라서 걱정이 되네요

아무튼 오늘은 어머니랑 즐거운 대화를 하고 별 일 없이 무사히 잘 있을것 같았는데, 갑작스럽게 안 좋은 소식이 생겨버렸어요

상태가 위태로워서 1인실 (달맞이)로 이동할게요

저는 이 뜻이 정말로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 생각되고, 정말로 그렇게 될 것 같아서 눈물을 흘렀어요. 미리 아버지가 의식이 있을때 말하고 싶은거 다 말해줘도 여운이 남네요

그리고 우리 어머니가 저희 아버지가 많이 안 좋으신거 보고 눈물을 많이 흘리셔서 더더욱 슬펐어요. 저는 그래도 힘내면서 최대한 행복한 추억을 만들기 위해, 아버지가 의식이 없으셔서도 추억을 느끼실 수 있을거라 믿고 최대한 긍정적인 이야기만 해 주고 있어요

그 동안 같이 있었던 이야기도 해 주고, 조금이나마 기억에 남겨주고 싶었어요. 행운이가 무지개 다리 건너기 전에도 행운이에게 추억이야기 해 주고 그랬기 때문에 이번에도 믿고 이야기 해 드렸어요

작년 1월에 코코 (2017)이란 애니메이션 영화를 본 기억이 있어서 그런지 꼭 기억을 하고 싶었어요. 애니메이션에서 기억을 해야만 행복하게 살 수 있을거란 내용을 믿고 싶었어요. 정말로 기억해야 행복하게 살 수 있을것 같아서요

마지막일것 같은 오늘

저녁을 안 먹고 이야기는 계속 하고 있지만 점점 아버지가 아픈것 같아서. 아플때 마다 저는 아버지께 아프지 않고 힘내라고 위로를 하면서 간호사 선생님께 진통제 놓아드려야 하는 상황이라, 마음이 엄청 아팠어요

그리고 의사 선생님이 저희에게 이야기를 하는데…

일단 현재 굉장히 숨쉬기가 힘들어 하십니다

혈당, 산소가 많이 부족한 상태이기 때문에 최대 2일, 최소 오늘까지 버틸 수 있을겁니다

라는 이야기를 해서 저는 감안하고 이해하고 있어요. 암은 아직까지 현대의 의료기술로는 불가능한 병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 생각했어요

오래 버텨도 2일이지만, 저는 아버지가 최대한 고통받지 않고 편하게 천국으로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지금 의식이 없고 숨만 쉬고, 침을 삼키지 못하고 암 때문에 아픔을 느끼니 어떻게든 할 수 없다는게 힘드네요

그리고 저, 하루. 이제 21세의 나이로 아버지를 천국에 보내고 미래를 준비를 해야한다는게 두렵고 무섭지만 마음속으로 어떻게든 힘내보고 싶네요

마지막 인사

이제 아버지는 아직 살아계시지만 얼마 안 남은 시간을 위해서 마지막까지 아버지의 차가운 손을 따뜻하게 손잡고 마음 속으로라도 전해주고 싶었어요

아버지

저, 하루. 많이 보고싶으실거예요

그 동안 하루랑 같이 지냈던 추억들 기억나죠?

비록 만나지는 못해도 아버지를 기억할테니깐 힘들지 않게 마음속으로라도 같이 있어드릴게요

천국에서 아버지가 보고싶어하던 할머니 보고 오래 행복하게 사셔야해요

하루가 많이 사랑하니깐, 걱정 마시고 꼭 편히 쉬세요

앞으로도 열심히 하는 하루가 될게요

오후 10시 23분, 아버지가 이제 천국으로 떠나셨어요

그 동안 암하고 싸우시고 온갖 고난을 이기시느라 고생 많으셨어요. 이제 천국에서 아버지가 좋아하시는 할머니를 보고, 낚시 하고, 음악을 들으면서 편히 쉬시길 바랄게요

haru_family

하루를 위해서 도와주셔서 고마워요,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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